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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의 핵심 성과는 ‘유네스코에서 떠나는 마한왕국’ 시리즈로 발간된 비매품 그림책 『고대 영산강유역 마한왕국, 마한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다. 광주 신창동 유적처럼 2,000년 전 생활 흔적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 현장을 바탕으로, 토기 가마와 집터, 배수시설, 저습지에서 출토된 생활도구까지 ‘마한의 하루’를 상상력으로 복원해냈다.
실제로 신창동 유적은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며, 고대 영산강 유역 사람들의 생산·생활·교역의 흔적이 망라된 거점 복합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협회는 책을 ‘판매’가 아닌 ‘공유’의 방식으로 배포했다. 외국인 회원, 아동센터, 작은도서관, 이주민지원단체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무료로 전달하며, 지역의 국가유산을 다문화 교육 콘텐츠로 확장했다. 영산강 유역이 바다와 평야, 교역의 길이 만나는 공간이었던 것처럼, 책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만나는 통로가 되었다는 평가다.
유산투어 현장에서도 변화는 뚜렷했다. 참여자들은 박물관과 유적지를 함께 걸으며 “이 땅의 오래된 이야기가 오늘의 우리와 연결된다”는 감각을 공유했다. 마한을 둘러싼 역사 해석이 단일하지 않다는 점, 예컨대 영산강 유역 고분 연구를 통해 마한 전통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논의된다는 점도 해설과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뤄졌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비매품이지만, 추가 발간하여 홍보할 예정’이라는 계획이다. 협회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비매품으로 제작했으나, 현장 교육과 기관 요청이 이어지는 만큼 추가 발간을 통해 더 많은 시민과 이주민에게 배포하고, 향후 다른 문화·교육 사업으로도 확장 가능한 네트워크 기반을 넓혀갈 방침이다.
고대 마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 오늘의 공동체를 잇는 언어가 되듯, 한 권의 그림책이 ‘함께 사는 도시’를 만드는 작은 시작이 되고 있다.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
2026.01.12 11: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