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완도군 감사④] 군이 키운 꽃모 2만2000본, 공개 기준 없이 지인들에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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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완도군 감사④] 군이 키운 꽃모 2만2000본, 공개 기준 없이 지인들에게 갔다

- 2024~2025년 1540만원 상당 무상 제공…추가 생산 지시도

- 공공기관·학교·읍면 공급 물량 부족 가능성…감사원, 공용물품 사적 사용 판단

- 생산·반출 전산관리와 공개배분 기준 마련해야

감사원은 전 소장 A씨가 군에서 생산한 꽃모 약 2만2000본을 공개 기준 없이 지인들에게 무상 제공해 공용물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했다.(사진=완도군)
[클릭뉴스] 완도군 산하 기관이 예산과 인력을 들여 생산한 꽃모 약 2만2000본이 전 소장 A씨의 지인들에게 무상 제공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감사원은 단순히 남은 물량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A씨가 지인에게 나눠줄 꽃모를 고려해 여유분을 추가로 생산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공용물품의 사적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26년 4월 공개된 ‘완도군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2024년과 2025년 봄·여름·가을에 꽃모를 육성하는 담당자에게 꽃씨를 심기 전 여유분을 더 심도록 요구했다.

이후 생산된 꽃모를 자신이 지정한 지인들에게 나눠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상 제공된 꽃모는 메리골드와 꽃양배추 등 약 2만2000본이며, 감사원이 산정한 금액은 약 1540만원이다.

감사보고서에는 공공기관과 학교, 읍·면 등에 공급돼야 할 꽃모가 지인들에게 제공되면서 필요한 물량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담당자는 공공 수요처에 배부하고 남은 여유분을 A씨가 요구해 지인에게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생산 이전부터 A씨가 여유분을 더 심도록 했다는 점을 들어 단순한 잔여 물량 처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개된 신청절차나 객관적인 배분 기준 없이 소장이 지정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된 점도 문제로 봤다.

공공기관이 생산한 꽃모를 주민에게 배부하는 행위 자체는 지역환경 개선과 주민 서비스 차원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배부 대상과 수량, 신청방식이 공개돼야 하며 특정인의 사적 관계에 따라 혜택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

공공예산과 공무원 노동으로 생산된 물품은 기관장의 재량품이 아니라 주민 전체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A씨의 행위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상 공공기관 물품의 사적 사용·수익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완도군이 관할 법원에 위반 사실을 통보해 과태료 부과 여부가 판단될 수 있도록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안을 형사상 횡령이나 절도로 단정할 수는 없다. 감사원이 확인한 것은 공용물품이 공개된 절차 없이 지인들에게 무상 제공됐고, 그 과정에 A씨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형사책임 여부와 별개로 공공재산 관리의 투명성이 무너졌다는 행정적 책임은 가볍지 않다.

완도군은 꽃모를 포함해 자체 생산하거나 구입한 모든 공용물품의 생산량·배부량·잔량을 전산으로 관리해야 한다. 무상 배부가 필요한 경우 대상과 기준을 사전 공고하고, 반출 대상·수량·수령자를 기록한 배부대장을 작성해야 한다.

간부의 구두 요청만으로 공용물품이 반출되지 않도록 최소 2인 이상의 승인 절차를 두는 방안도 필요하다.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