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차 물려쓰고 힘쎈충남 간판 ‘그대로’
검색 입력폼
경제

책상·차 물려쓰고 힘쎈충남 간판 ‘그대로’

박수현 지사, ‘형님’이 쓰던 집기·8년 동안 운행한 ‘1호차’ 사용

내포신도시 홍북터널 (충청남도 제공)
[클릭뉴스] 충남도청의 정문격인 북측 지하주차장 입구 왼쪽 오르막 길과 내포신도시 고속·시외버스 정류소 오른쪽 뒤편에는 똑같은 문구의 입체 간판이 하나씩서 있다.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민선 8기 도정 비전이다.

내포신도시 제1의 관문인 홍북터널 양쪽 끝 상단에도 힘쎈충남 입체 간판은 여전히 붉은 빛을 밝히고 있다.

홍북터널 간판과 같은 도청사·사업소 건물 안팎, 도로변 등에 설치한 도정 비전 간판·구조물·표지판·시트지 72개 가운데 힘쎈충남을 담고 있는 것은 7개로 집계됐다.

민선 9기 ‘통하는 충남’ 이 출범한지 보름이 다 되고 있지만, 도청과 충남 수부도시 관문 등의 도정 비전 간판은 민선 8기와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새로운 도정이 출범할 때, 도지사이·취임 사이 야간시간대 등을 이용해도 본청과 사업소 곳곳에 붙어있는 도정 비전 간판을 완벽하게 교체하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인 모습이다.

민선 8기와 9기의 도정 비전 간판이 공존하는, 다른 시도에서는 보기 힘든이 같은 상황은 박수현 지사의 ‘전임 도정 계승’뜻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박 지사는 취임 전 인수위원회인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종합보고 때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좋은 문구 아니냐”며 비전 간판 교체를 최소화 하고 홍북터널 등에 있는 입체 간판 등은 그대로 두자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일 취임사 서두를 통해 서는 “1995년부터 시작된 민선 충남도정은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피땀어린 몸부림이었다”며 “이후 도정의 흐름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양승조 38대 지사님의 ‘복지충남’, 우리 지역에 정부와 기업의 많은 투자를 이끌어낸 39대 김태흠 지사님의 ‘힘쎈충남’ 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지사는 “이러한 지난 도정의 역사는 당시 도민들의 시대적 요구에 응답한 것으로서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저 또한 지난 도정들을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무실 집기와 차량을 통해 서는 앞선 도정 계승의 의미와 함께, 상당한 예산 절감 효과도 올리고 있다.

박 지사는 집무실·접견실·휴게실 책상, 회의 테이블과 의자, 손님용 의자 등 집무용 의자 2개를 뺀 모든 집기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사용 중이다.

도지사 집무실 등의 집기는 지난 2012년 도청이 내포로 이전할 때 일괄 구입한 이후 13년 6개월 넘게 정비·수리해 사용 중이며 민선 7·8기 8년 동안 필요에 따라 26개를 추가 구매해 현재 63개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집기들은 각종 회의와 방문, 접견 등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크고작은 파손이 발생하고 있고 도는 도지사 장기 출장 등을 이용해 수리하고 있다.

‘1호차’는 누대에 걸쳐 물려받았는데, 2018년 7월 등록한 승용차를 민선 7·8기에 이어 사용 중이다.

도는 이밖에 잔여 힘쎈충남 인쇄 도정신문 포장 비닐을 폐기하지 않고 2개월여 동안 사용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전임 도지사의 비전이 담긴 간판을 당장 없애지 않은 것은 충청의 넉넉함과 도정 계승 의지를, 집기를 교체하지 않은 것은 과거 ‘형님’의 물건을 ‘동생’ 이 물려받아 사용하던 따뜻한 미풍양속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간판 등의 철거와 재설치에는 수 억원이 들고 CI 교체까지 합하면 30억원 안팎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가뜩이나 녹록하지 않은 재정 상황에서 통하는 충남은 앞선 도정에 대한 계승을 선택하고 물건을 그대로 사용하며 큰 예산 절감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릭뉴스 pkc00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