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스타벅스·탱크데이’ 응원 논란…5·18 상처 건드린 학교운동부 책임론 확산

- 광주일고전 부적절 구호 논란…학생 보호·교육 안전 문제로 확산

-‘탱크데이’ 파장 한 달여 만에 또 논란…역사·인권교육 부실 지적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
2026년 07월 01일(수) 18:25
배재고 야구부의 ‘스타벅스·탱크데이’ 관련 응원 구호 논란이 5·18의 역사적 상처를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며, 학교운동부의 역사·인권교육과 지도 책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장이 30일 서울 송파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전국 고교야구대회 도중 불거진 배재고등학교 응원 구호 논란과 관련한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클릭뉴스]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경기 중 응원 구호 논란이 광주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고교야구 경기장에서 나온 일부 학생선수들의 발언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처를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면서, 학교운동부의 역사 인식과 인권교육, 지도 책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배재고와 광주제일고 경기에서 불거졌다.

경기장 안팎에서 공개된 영상과 복수 보도에 따르면, 배재고 더그아웃 일부 선수들은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취지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표현이 더 큰 비판을 받은 것은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5월 18일 텀블러 할인 행사 홍보 과정에서 ‘탱크데이’ 등의 문구를 사용해 5·18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광주지역에서는 5·18 당시의 국가폭력과 군 투입의 기억이 여전히 현재형의 상처로 남아 있는 만큼, 해당 표현은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런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관련 구호가 경기장에서 나왔다는 점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일부 보도에서는 “탱크데이” 표현까지 사용됐다는 내용도 제기됐다.

구체적인 발언 경위와 반복 여부는 관계기관의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지만 광주 학생들이 뛰는 경기장에서 5·18의 역사적 상처를 건드릴 수 있는 표현이 응원처럼 소비됐다는 점만으로도 교육적 책임은 작지 않다.

광주제일고 측은 경기 중 심판진을 통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교육당국도 사안 확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제일고 이규연 교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고 생각한다면 끔찍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감정적 불쾌감이 아니라, 학생들이 경기장 안에서 보호받아야 할 교육적 안전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배재고 출신인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선배로서”라고 언급했다.

외부 비판을 넘어 동문 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을 부끄럽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학교의 명예는 경기 성적만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위기 앞에서 어떤 책임을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다시 교육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배재고는 사과와 후속 조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광주지역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형식적 사과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해당 구호가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현장 지도자들이 이를 즉시 인식하고 제지했는지, 학교운동부 안에서 역사·인권·지역 차별 표현에 대한 교육이 실제로 이뤄졌는지까지 확인돼야 한다.

고교야구는 승부의 장이기 이전에 교육의 현장이다. 학생 선수들이 상대를 이겨야 할 대상으로만 배우고, 존중해야 할 동료로 배우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학생 개인에게만 물을 수 없다. 학교와 지도자, 교육당국 모두가 함께 돌아봐야 할 문제다.

광주는 5·18을 기억하는 도시다. 그 기억은 특정 지역의 과거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다.

이번 논란이 광주 학생들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배재고의 사과를 넘어 학교운동부 전반의 혐오 표현 차단과 역사·인권교육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
박기철기자 pkc00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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