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소아 위산 억제제–염증성 장질환 연관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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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소아 위산 억제제–염증성 장질환 연관성 확인

노윤하 교수, 명확한 적응증 없는 처방에서 위험 증가 관찰

노윤하 교수
[클릭뉴스]소아에게 흔히 처방되는 위산 분비 억제제 사용이 염증성 장질환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명확한 치료 적응증 없이 처방된 경우에서 위험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 관찰돼, 소아 진료 현장에서의 약물 처방에 대한 신중한 판단 필요성이 제기된다.

14일 전남대에 따르면 약학대학 노윤하 교수 연구팀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 중에서도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을 처방받은 소아청소년과, 다른 종류의 위산 억제제(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 H2RA)를 처방받은 소아를 비교해 염증성장질환 발생 양상을 분석했다.

연구는 국내 전 국민 건강보험 자료(2002-2020)를 활용해 6세부터 17세까지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약물 사용 이후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해당 위산 억제제를 사용한 소아에서 염증성장질환 발생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관찰됐다(위험비 1.37, 95% 신뢰구간 1.09-1.72). 그러나 이는 1만 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약 3명 수준으로, 절대적인 발생 빈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발생률 2.9 per 10,000 person-year). 질환 유형별로는 궤양성 대장염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고(위험비 1.54, 95% 신뢰구간 1.15-2.05), 크론병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위험비 1.16, 95% 신뢰구간 0.79-1.70).

이번 연구의 의의는 소아를 직접 대상으로 한 대규모 약물 안전성 연구라는 점이다.

소아는 성장과 발달 단계에 따라 약물에 대한 반응이 성인과 다를 수 있지만, 그동안 윤리적·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관련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장기간 축적된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해 소아 약물 사용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연구 결과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위산 억제제의 과도한 처방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연구진은 명확한 치료 적응증 없이 해당 약물을 처방받은 소아에서 염증성장질환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관찰된 점을 주목했다.

노윤하 교수는 “위산 억제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는 효과적인 치료제”라면서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명확한 적응증이 없는 상황에서는 약물 사용의 필요성을 한 번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약물 사용과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것이며, 개별 소아에서 질환 발생을 직접적으로 예측하거나 원인을 단정하는 것은 아니라”며,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보다는, 아이의 증상과 치료적 이익을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소아 약물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강화하고, 향후 소아 진료 현장에서 보다 신중한 약물 처방 기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 연구는 캐나다 맥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연구진의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으며,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하여 진행됐다.

해당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의 국제 학술지 'Gut’ (Impact Factor: 26.2, JCR 상위 2.4%)에 게재됐다.
클릭뉴스 pkc00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