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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이탈리아문화원, 서울아트시네마,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공동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 광주광역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1963년 처음 공개된 뒤 2008년에 새롭게 복원한 <파솔리니의 분노>를 포함해 <맘마 로마>, <마태복음>, <돼지우리>, 그리고 파솔리니의 유작인 <살로, 소돔의 120일>을 만나볼 수 있다.
6월 18일(수)부터 6월 22일(일)까지, 평일 저녁 1-2편, 주말 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첫 상영작으로는 거리의 부랑자로 커 가는 아들과 그 아들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매춘부 여성의 이야기가 황량한 로마 교외를 무대로 펼쳐지는 <맘마 로마>가 예정되어 있다.
이밖에도 1963년 전후의 논쟁적 사건들을 연대기적으로 되짚으며 부르주아들이 득세하는 현실과 역사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파솔리니의 ‘영화 수필’인 1963년 작 <파솔리니의 분노>, 성경의 마태복음에 기초해 예수의 활동과 죽음을 그린 작품인 1964년 작 <마태복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영화를 통해 사람이 돼지보다 못하며 진흙탕 같은 세상의 현실이 카니발의 알레고리와 같음을 역설하는 1969년 작 <돼지우리>, 그리고 마르키 드 사드의 소설을 파솔리니가 2차 대전 중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각색한 <살로, 소돔의 120일> 등 다채로운 파솔리니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파솔리니 감독은 시인이자 영화감독으로 2차대전 후 이탈리아 사회에 남아 있는 파시즘과 억압당하는 민중들을 성정치학의 관점으로 사회 일반의 부조리와 금기를 타파하는 작품세계로 세계영화사의 거장에 반열에 올랐다.
특히, 파솔리니 감독의 비극적 죽음을 일으킨 유작 <살로, 소돔의 120일>은 세계영화사에 등재된 영화지만 아직까지도 폭력과 외설의 논쟁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작품이다.
<마태복음>에는 ‘호모 사케르’로 현대 철학의 새 지평을 연 조르조 아감벤이 예수의 열두 제자 중 빌립역으로 출연하는 것도 인문학 팬들에겐 관람 포인트이다.
영화제 기간인 6월 21(토) 5시 20분부터 파솔리니 영화 세계에 입문하는 시네필들을 위한 민진영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의 <파솔리니라는 세계영화사의 거인> 시네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영화제는 지난 2월 《베니스인광주》에 이은 이탈리아문화원과 두 번째 공동주최하는 행사로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상훈 이사장은 “OTT의 시대 극장에서 20세기의 영화는 철 지난 복고 유행이 아니라 AI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창의적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며 시네필들과 광주시민의 많은 애정을 당부했다.
<사후 50주년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특별전>의 자세한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광주독립영화관 인스타그램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디트릭스(https://www.dtryx.com)에서 가능하며, 현장예매도 가능하다.
박기철 기자 pkc0070@naver.com